필원잡기 서사적 단편의 존재방식과서거정의 세계관

Title
필원잡기 서사적 단편의 존재방식과서거정의 세계관
Other Titles
The characteristics of narrative in Pilwonjapgi and the world view of Seo, geojung
Author(s)
이강옥
Keywords
Pilwonjapgi; narrative strategy; world view; fictional genres; nonfictional genres; anecdote; optimistic; laughing; enumeration; contrast; positive; optimistic; trans-political; 필원잡기; 사대부일화; 서거정; 이상적 사대부상; 탈이념; 탈정치; 일탈; 낙관주의; 웃음; 나열; 대조; 말장난; 말대꾸
Issue Date
201308
Publisher
동양한문학회
Citation
동양한문학연구, v.37, no.37, pp.151 - 187
Abstract
󰡔필원잡기󰡕의 서문과 발문에는 필기집에 대한 당대인의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 서문과 발문들은 필기집에 신유학 교양을 갖춘 사대부들의 일상이 수용되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것은 사대부일화의 형성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했다는 증거이다. 󰡔필원잡기󰡕에는 신화, 전설, 민담 등 허구적 단형서사와 사대부일화, 평민일화 등 사실적 단형서사가 실려있고, 또 교술적 단편들도 적잖다. 교술적 단편들이 사대부일화를 감싸고 있는 형국이며 신화나 전설, 민담 등이 일화로 변환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서거정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줄 이상적 인물들을 부각시키고자 했기에 󰡔필원잡기󰡕에서 이상적 사대부상을 보여주는 사대부일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상적 사대부상은 탈이념적이고 탈정치적 성향이 강하다. 실제로는 조선 초기 정치 현실에서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쓸린 정도전이나 신숙주 같은 인물의 경우조차도 철저히 그런 정치적 흔적을 제거해내고 일상적인 사소한 행실을 중심으로 그 일생을 재현했다. 사대부의 옳고-그른 행위보다는 잘하고-못하는 행위를 중심으로 그 행실을 보여주었다. 상식과 예상을 벗어나는 일탈을 통하여 이상적이고 매력적인 사대부상을 형상화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바람직하지 못한 버릇도 있고 실수도 하지만, 그 때문에 심각한 불이익을 받거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일탈 덕으로 임금이나 상급자로부터 총애를 받게 된다. 일탈은 이상적 사대부를 더 매력적 인물로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심지어 탈옥이나 반란, 죽음 등의 심각한 상황에서도 낙관적 전환 서술이 이루어지며 웃음을 창출하는 쪽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원잡기󰡕는 대상인물의 언행이나 사건의 전개과정을 지극히 단순화시켜 간략하게 제시하고 진술하는 특징을 보인다. 단순 사실이나 사건을 특별한 서술의식을 개입시키지 않고 소극적으로 서술하는가 하면 범주나 성격이 단일한 모티프나 행위 등을 대등하게 나열하는 것이다. 나열의 서술방식은 서술대상의 시대와 서거정 자신의 시대가 분열보다는 조화를 지향한 것과 관련될 것이다. 설사 시대가 분열상을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을 분열이 아니라 조화의 계기로 수용한 것과도 관련된다고 본다. 나열의 서술방식과 달리 사람 사이의 차이를 더 부각시키려 한 것이 대조의 서술방식이다. 󰡔필원잡기󰡕의 대조는 대조되는 한쪽을 부정하고 비난함으로써 다른 한쪽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한쪽의 긍정적인 면을 인상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더 강하다. 아주 희미하게나마 나타나는 대립 갈등의 요소들도 서사적 갈등구조를 창출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또 한 인물이 상대 인물에 대해 우위에 있게 한 요소는 인성이나 능력 등 개인 수준의 것이지 집단의 처지나 이념을 대변하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서거정은 세상의 일들을 문제적인 것으로 포착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 뒤 호기심을 끄는 부분들을 선별하여 담았다. 특히 정치적 함의가 있는 사례들은 철저하게 그 정치성이나 이념성을 소거시킨 뒤 수용하였다. 세상을 분별하고 견주면서도 상반되는 두 쪽 중 한쪽을 칭찬만 하지 다른 쪽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서거정의 낙관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대조의 서술방식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일부를 배제하려는 지향을 강하게 가진 것이기에 서거정의 낙관주의와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다고 판단한다. 그 결과 󰡔필원잡기󰡕를 주도하는 서술방식은 말장난 혹은 말대꾸의 방식이었다. 말장난의 서술구조는 준거(발언), 중심발언, 반응 등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 단계에서는 재미나고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발언을 제시한다. 이는 상식이나 통념의 제시이면서 상대 인물에게 농담 걸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그에 대한 주인공의 발언이 제시된다. 이것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말의 형식으로 기존 상식이나 통념을 뒤엎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존 사실이나 체제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는 아니다. 웃음 창출을 위한 전복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듣는 사람들의 공감 반응이 제시된다. 공감의 웃음이나 찬사이다. 이때의 웃음은 기존 질서나 기존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하거나 더 돈독하게 한다. 말장난이나 말대꾸는 형식적으로는 기존 상황이나 통념을 뒤엎지만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기존 상황의 가치를 드높인다. 그런 점에서 삼단구조의 말장난 혹은 말대꾸야말로 󰡔필원잡기󰡕가 추구한 탈이념적 낙관적 지향에 가장 잘 대응되는 서술방식이다.
URI
http://hdl.handle.net/YU.REPOSITORY/29159
ISSN
2005-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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